대장내시경 준비 : 장청소 하기
대장내시경을 위해서는 검진 3일 전부터 식이조절이 필요하다. 주변에서 대장내시경 경험자들이 "검사 전날 오전까지 고기 먹었다.", "이틀 전까지는 그냥 먹고 싶은 거 다 먹어도 된다.", "하루 전에 약만 잘 먹으면 된다." 이러길래 대장내시경 초면인 나는 혹시 몰라서 검색을 많이 해봤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대장내시경을 위해서 따로 식이조절 안 해도 무리 없이 검사받았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장이 깨끗하지 않아서 재검사가 뜬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엄청 까다롭게 할 필요는 없고, 대장내시경 전에 관장약 먹고 대장을 비웠을 때 검사에 방해 안될 정도로만 대장이 깨끗하면 되는 것 같다. 다만, 대장에 붙을 수 있는 깨, 고춧가루, 과일 씨, 잡곡, 해조류, 나물류 이런 것만은 꼭 피하는 게 좋겠다. 대장 내시경 검사 3일전부터만 섭취하지 않으면 무탈하게 대장내시경 통과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관장약 잘먹고 물 잘 마셔줘서 잔변 없이 응꼬에서 맑은 물만 나오면 오케이다.
참고로 어떤 대장내시경 관련 일하시는 분이 쓴 글을 봤는데 대장에 저런 기타 음식물이 남아 붙어있으면 내시경 할 때 물로 치워가면서 봐야 하는데 그러면 시간이 길어지고, 시간이 길어지면 배에 가스가 많이 들어가서 검사받는 사람과 하는 사람 둘 다 힘들어진다고 한다. 그러니 가능한 먹지 말라는 것들은 먹지 말자. 연말이라 건강검진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근처 분당에 있는 병원은 예약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래서 건강검진 어플을 다운로드하여서 강남 쪽으로 검색해보니 강남 지인 병원이 올해 안으로 예약도 가능하고, 가격도 꽤 저렴하게 할 수 있어서 한 달 전에 미리 예약했다. 예약한 후 알고 보니 강남 지인 병원이 건강검진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었다. 남편 친구도 회사 연계로 여기서 몇 번 받았다고 했다. 대장내시경 장세척에 필요한 하프렙은 검사 일주일 전에 택배로 보내주셨고, 안내문들이 함께 들어있었다. 그제야 대장 내시경 하려면 식단 조절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위의 검사 안내문은 하프렙으로 대장내시경 장세척하는 방법과 유의사항이 안내되어있다.
🏥 대장내시경 유의사항
- 아스피린/혈전용해제 : 검사 일주일전부터 복용 삼갈 것.
- 당뇨약 : 검사 당일 복용 금지.
- 혈압약 : 대장내시경 검사 당일 오전 5시에 혈압약만 복용할 것.
- 수면내시경의 경우 보호자 동반하고 운전을 삼갈 것.
- 생리 중인 여성분들은 미리 병원에 연락할 것.
- 변비가 있는 경우 내시경 3일 전에 변비약 복용할 것.
우리는 건강검진이 오전 9시에 예약되어 있어서 전날 오후 1시까지 유동식으로 식사 후 (우리는 시간 못 맞춰서 2시에서야 흰 죽 먹기는 했다.) 저녁 7시, 7시 30분, 8시 이렇게 30분 간격으로 하프렙 조제액 두 번 물 한번 마시라고 되어 있었다. 그리고 검사 당일 오전 5시, 5시 30분, 6시 또 30분 간격으로 하프렙 2번, 물 한번 반복하라고 적혀있다. 마지막으로 오전 7시에 가스 제거제 엔도콜 4포를 복용해야 한다.
자, 그럼 이제 장청소를 시작해볼까.
우선 우리는 건강검진 예약이 월요일 오전 9시였다. 장청소 약 먹으면 병원 가는 길에서까지 신호가 온다는데, 우리는 예약시간이 차 제일 막힐 시간인 월요일 출근시간이다. 그것도 강남으로 가야 했다. 그래서 우려되는 마음에 강남 지인병원에서 5분 거리인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을 1박으로 예약했다. 괜히 일 터져서 몸과 마음이 힘들어지는 것보다 돈을 쓰기로 했다. 우리처럼 생돈 쓰시지 말고, 대장내시경은 가능한 집과 가까운 병원에서 받도록 합시다.
강남 지인 병원에서 보내준 장세척 약은 하프렙 산이다. 동봉된 안내문 외에 하프렙산 박스에도 복용법이 적혀있다. 대충 뭐 하프렙산 조제 용액 2개를 1시간에 걸쳐 마시고 물 500미리 더 마시라는 그런 글이다. 안내문과 일맥상통한 내용이다. 미리 하프렙산 언박싱도 해본다. 빠진 제품이 있나 미리 확인해보는 게 좋겠다. 하프렙산 박스 안에는 용액을 조제해 마실 수 있는 500ml 크기의 용기까지 들어있다. 그리고 하프렙산 A제(큰 거) 4개 + B제(작은 거) 4개가 들어있다. 이렇게 3가지 구성품이 들어있는지 미리 잘 확인해 준다. 대장내시경 전날 빠진 게 있으면 당황스러우니까 말이다. 이쯤 되면 장세척 약 빨리 먹고 다 끝내고 싶은 마음뿐이다. 얼른 검사 끝내고 맛있는 거 먹고 싶을 뿐이었다.
엔도콜액(=가스 제거제) 4개는 따로 들어있었다. 가스 제거제는 주지 않는 병원도 있다고 들었다. 병원마다 사용하는 약이 다르므로 이것은 각자 받은 안내문을 참고하면 될 듯하다. 대장 내시경 전날과 당일 이틀 동안 먹어야 하는 물의 양은 총 기본 3리터가 필요하다. 물론 더 많이 마셔줄수록 좋다. 잘 안 넘어가서 문제이지. 혹시 아침에 맹물 마시는 게 힘들까 봐 포카리스웨트 1.5리터도 사서 준비해두었다.
장청소 약 제조 용액 1회분 = 물 500ml + 하프렙산 A제 1개 + 하프렙산 B제 1개 힘차게 섞어준다. 총 4회분 음용해주면 된다.
✔︎ 음용법 : 검사 전날 오후 7시 첫번째 제조 용액 마신다. → 오후 7시 30분 2번째 제조 용액을 마신다. → 오후 8시 물 500ml 마신다.
우리는 시간을 놓쳐서 전날 오후 7시 30분에 마시기 시작했다. 음? 워낙 마시기 힘들다는 악평이 자자해서 걱정했는데 코 막고 마시니 꿀떡꿀떡 잘만 넘어갔다. 하프렙산 맛은 훨씬 짭짤한 포카리스웨트 맛이었고 평소 포카리 안 좋아하는데도 코 막고 마셔서 그런지 먹을만했다. 다만 배가 너무 부를 뿐이었다. 첫번째 음용액을 마시고 30분 뒤에 두번째 제조 용액을 마시고 좀 걸으니 남편과 나, 둘 다 한 15분 있다가 바로 꾸룩꾸룩 배에 신호가 왔다. 절대 화장실 근처를 떠나지 말지어다. 또 30분 후에 물 500미리도 마시고 나니, 10~15분 간격으로 계속 화장실에 왔다 갔다 했다. 점점 나오지 말아야 할 곳에서 물이 나오는 느낌이 든다. 첫번째 음용액 마시고 3시간 정도 지나니 배 부글거림도 잦아들고, 화장실 왔다 갔다 너무 피곤해서 바로 잠들었다. 그리고 검사 당일 오전 5시 알람에 바로 눈을 떠서 기계처럼 하프렙산 용액을 제조했다.
✔︎ 검사 당일 음용법 역시 전날과 같다.
오전 5시 세번째 제조 용액 → 오전 5시 30분 네번째 제조 용액 → 오전 6시 물 500ml
검사 당일 아침에는 그냥 거의 물만 나온다. 먹은 게 물밖에 없고 다 비워냈으니 이렇게 나와야 정상이다. 하프렙에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노란 물이다. 소중한 응꼬가 헐 수도 있기 때문에 가능한 비데나 촉촉한 물티슈를 사용해주세요. 그만큼 자주 간다.
오전 7시가 되면 마지막으로 엔도콜액(가스 제거제) 4포를 짜서 먹는다. 엔도콜액은 딸기우유 맛이었다. 이것 또한 먹을 만했다. 이제 가스 제거제를 먹은 이후로는 물도 마시면 안 된다. 너무 입이 건조하면 물 한 모금 입에 머금고 가글 해주면 견딜 수 있다. 오전 7시가 지나서 엔도콜액을 먹어도 내 대장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심하게 꾸룩꾸룩은 아니고 배에 오는 신호를 못 참을 정도는 아닌데 병원 도착할 때까지 계속 화장실에 가고 싶었다. 집에서 오전에 출발했으면 아침 출근시간에 도로에서 정말 아찔한 경험을 할 뻔했다.;
임패리얼 팰리스 호텔 체크아웃하고 강남 지인 병원까지 걸어서 5분 만에 도착했다. 병원에 도착해서 간단한 문진표 작성하고 잠깐 대기한다. 어플로 예약했기 때문에 따로 직원분이 오셔서 비용 및 건강검진 항목 상담해주시고, 3층으로 안내해주셔서 3층에서 바로 건강검진을 시작했다. 건강검진에 앞서 먼저 검진용 의상으로 갈아입었는데 바지 뒤쪽에는 대장내시경을 위해 구멍이 나있고 그 위에 긴 천이 덧대어져 있다. 상의 역시 안에 속옷을 안 입고 검진을 받으므로 끈으로 꽉 잘 조이는 것이 좋겠다. 건강검진받는 3층 내부는 사람이 꽤 많아서 사진은 못 찍었는데 공장식으로 찍어내듯 스피디한 건강검진이 진행됐다. 뭐, 저렴한 가격으로 이것저것 받으니 그런대로 만족스럽다.
3층에서 마지막으로 혈액 뽑고 초음파, 소변 채취까지 하고 나면 2층으로 내려간다. 2층에서 내시경 검사 대기 타다가 문진 작성하고, 간호사분이 호명하면 들어가서 안내대로 누우면 된다. 이번에도 수면마취 카운트 3초를 차마 못 넘겼다. 술 자주 마시는 사람은 수면 마취가 잘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걱정했는데 안전하게 수면 마취 잘돼서 마지막 검사까지 잘 받아 다행이었다.
강남 지인 병원은 대장내시경 하기 전 문진 작성할 때, 용종이나 이상세포 발견되면 바로 제거 및 조직 검사할 것인지 추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동의를 먼저 받는다. 헬리코박터균 검사도 받을 건지 동의받는데 헬리코박터균 검사는 안 하겠다고 했다. 검사하고 나오는데 용종 등 이상소견이 없어서 또한 다행이었다. 물론 자세한 결과는 2주 뒤 알 수 있겠지만 말이다. 남편이랑 같이 한 새로운 경험이 하나 더 추가됐다. 그래, 6년 차니까 이런 것도 같이 할 수 있는 거겠지 싶다. 혼자 하면 엄청 외로울뻔했다.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둘 중에 한 명만 검사받았으면 식단 조절하는 게 제일 힘들어서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화장실 공유도 제대로 하고, 아주 그냥 동지애 생기고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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