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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포도원 흑돼지 :: 참숯에 구운 흑돼지를 맛볼 수 있는 제주도 현지인 맛집

by 리베끼안티 2021. 1. 22.

제주 노형동 포도원 흑돼지 방문 솔직후기

제주도 현지인 맛집이라고 몇 번 추천받아서 몇 년 전부터 존재만 알고 있었던 포도원 흑돼지에 이제서야 방문해보았다. 이번 제주도 방문은 숙성도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기 때문에 포도원 흑돼지를 갈 생각은 안 했는데 한라 수목원 가는 길에 포도원 흑돼지를 발견해서 남편한테 저 집 맛집이래 하고 떠들어 놨더니 마지막 날 저녁에 남편이 데려가줬다. 노형동에 호텔을 잡고 머물렀는데, 지도맵에 걸어서 35분 찍히길래 간식먹은 거 소화도 시킬 겸 산책삼아 걸어갔다. 한참 걸어서 거의 다 왔는데 둘 다 생각없이 지갑을 안 가져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도 핸드폰은 챙겨 와서 다행히 계좌 이체 방법으로 먹을 수 있었다. 이럴 때면 삼성페이 때문에 갤럭시로 바꿔야하나 가끔 흔들린다.

포도원 흑돼지

외관이랑 내부 둘 다 정말 동네 사람들 맛집같다. 관광객 위주로 장사하는 느낌 아니고, 외부에 테라스도 있어서 회식이나 단체 모임 하기 좋은 고깃집 같았다. 테라스에서 먹는 맛도 좋을 것 같았는데 이미 시끌벅쩍해서 안으로 들어가서 먹었다. 반은 도민, 반은 관광객인 것 같았다. 사실 바로 전 날 숙성도에서 이미 돼지 고기 질리게 먹고 왔는데 고기 러버인 나를 위한 남편의 배려 덕분에 숯불에 구운 흑돼지도 먹을 수 있었다. 땡큐땡큐

포도원 흑돼지

제주시 포도원 흑돼지의 기본 상차림이 나왔다. 파절임과 샐러드, 양념 게장, 쌈무, 무채김치가 나왔다. 기본 반찬인 양념 게장이 맛있어서 찾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따로 포장 판매도 하신다. 후끈후끈 짱짱한 참숯을 가져다 주시고, 구리 석쇠판을 올려주셨다. 숯과 구리의 조합 좋아해서 일단 맘에 들었다.

포도원 흑돼지

포도원 흑돼지에서 주문한 메뉴는 흑돼지 모둠이다. 중 사이즈(540g) 가격이 54,000원으로 가격대는 좀 비싼 편이다. 흑돼지 모둠은 오겹살, 목살, 항정살, 가브리살로 구성되어 있다. 항정살과 가브리살이 포함되어서 좀 더 비싼가 싶기도 한 데, 항정살이랑 가브리살 역시 흑돼지 부위인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모둠 이름은 흑돼지 모둠이라서 항정살과 가브리살 역시 흑돼지인가 싶은데, 단품으로 파는 항정살과 가브리살은 흑이라는 말이 없는 걸 보면 제주산 백돼지 부위같다. 그래도 모둠으로 항정살과 가브리살까지 맛 볼 수 있는 점은 좋다. 요즘엔 돼지고기를 모둠으로 파는 곳이 없어서 아쉽다. 둘이서 먹기 딱 좋은 메뉴인데 말이다. 

포도원 흑돼지

먼저 목살부터 올렸다. 고기는 두껍지만 칼집이 나있고 숯이 강해서 생각보다는 금방 익는다. 직원 한 분께서 이리저리 돌아다니시면서 구워주시는 것 같은데 서빙도 하시고, 고기도 굽고, 워낙 혼자 맡으셔야 하는 테이블이 많다보니 신경써서 구워주시지는 못하더라. 가격도 다 구워주는 여타 흑돼지 집들보다 비싼데 서비스가 아쉽다. 혼자 고생하시는 게 안타까워서 그냥 우리가 천천히 구워먹겠다고 했다.

포도원 흑돼지

칼집이 양쪽으로 너무 깊게 나있어서 고기를 자를 때 굉장히 애매하다. 이 고기는 직원분께서 잘라주신 건데 양쪽의 깊은 칼집때문에 고기가 중간에 끊어져서 작은 크기로 잘리는 부분들이 생긴다. 목살은 두툼하게 썰어서 한 입 가득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좋은데 씹는 맛과 육즙이 현저히 떨어졌다. 숯향 하나는 참 좋았다. 목살 다음 오겹살 차례. 목살은 좋은 부위 주신 것 같은데 오겹살은 그다지 좋은 부위가 나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숯향과 어울러져 흑돼지 기본 맛은 한다.

포도원 흑돼지 항정살

포도원 흑돼지 모둠 중에 가장 맛있었던 건 항정살이었다. 역시 비싼 특수부위는 제 값을 하지. 가브리살도 괜찮았지만 우리 테이블이 받은 가브리살은 쳐내야 하는 지방이 너무 많았다. 항정살이 제일 나았는데 고른 지방으로 씹을 때마다 터지는 고소함과 육질이 마음에 쏙 들었다. 제주도에 워낙 맛집이 많아서 재방문 의사는 없지만 포도원 흑돼지에 다시 오게 된다면 목살과 항정살로 쭉 가고 싶다.

포도원 흑돼지 양념고기

큰 감동은 없어서 추가 고기 안 시키고 된장 찌개로 마무리하고 가려고 했는데 남편이 양념 갈비도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시켜봤다. 양념 고기 하나 추가한 건 데 직원분이 센스있게 숯도 추가해주셨다. 사진 찍어놓은 게 다 어디로 갔는지 도통 모르겠다. 분명 된장 찌개도 찍어놨는데 안 본 사이에 사라졌다. 사진이 없지만 포도원 흑돼지 메뉴판을 보면 양념 갈비에서 양념 고기로 덧 댄 자국이 있었다. 양념 고기는 300g에 18,000원이다. 양념 고기의 부위는 흑돼지 목살이라고 하셨다. 살코기를 원하는 손님들이 많으셔서 갈비에서 목살로 변경하셨다고 한다. 흑돼지 양념 고기의 양념은 맛있는데 고기맛은 그저 그랬다. 그래도 술 안주로 안남기고 열심히 먹었다.

포도원 흑돼지 껍데기

양념 고기 거의 다 먹어갈 때 쯤 친절한 직원분이 껍데기 드셨냐며 물어보셔서 안 먹었다고 하니 가져다 주시겠다고 했다. 배는 부른 데 궁금해서 그럼 아주 조금만 달라고 말씀드렸다. 메뉴판에는 없고, 서비스로 주시는 메뉴인데 우리 먹는 중에 식사 다 하고 나간 다른 테이블들에는 아무 얘기 안하시던데 우리가 운이 좋았나보다. 원래 돼지 껍데기를 별로 안 좋아한다. 그래도 받는 입장에서 서비스는 주시면 감사한 거니까 별 기대 없이 먹었는데 껍데기가 너무 맛있었다. 이 집 양념을 정말 잘 하나 보다. 껍데기 양념도 참 맛있고, 껍데기의 쫀득함과 양념의 감칠맛이 어울러져 그 맛이 배가 되었다. 남은 소주 안주로 딱이었다.

사진은 없지만 된장찌개도 맛있었다. 공깃밥 시키면 나오는 1,000원 짜리 된장찌개 말고 7,000원 짜리 된장찌개를 시켜야 한다. 황태로 육수를 내고, 딱새우 등 해물이 들어있어서 된장찌개의 국물 맛이 굉장히 시원했다. 마무리 식사로 아주 탁월했다. 몇 개 먹어보니 간을 참 잘 하신다. 역시 양념을 잘 하는 집이로구나 싶다.

세세하게 평을 써서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적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괜찮은 고깃집이다. 가격이 조금 비싸고, 직원분들의 케어가 조금 아쉬운 것 빼고는, 고기도 맛있고, 참숯이 제공되는 점도 좋다. 반찬도 깔끔하게 나오고, 식사 메뉴도 다양하다. 동네에 있으면 한번 씩 들러서 먹을 만한 곳이라고 느꼈다. 여행으로 제주도를 찾았을 때는 어른들과 함께 갔을 때 방문하면 괜찮을 식당인 것 같다. 하지만 이 가격이면 이 이상으로도 잘 나오는 식당들이 있으니 딱히 찾아가시라고 추천하지는 않는다. 근처에 머무르고 계시고, 흑돼지 먹고싶을 때 방문하시면 어느 정도 만족스럽게 드실 것 같다. 포도원 흑돼지 말고도 제주도에서 숯불 직화구이로 흑돼지 근돼지로 맛있게 구워주셔서 먹고 온 곳이 있는데 정리해서 포스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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