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at

가락시장 킹크랩/산낙지 포장 :: 저렴하게 킹크랩 구입하기, 내장 볶음밥까지 코스로 즐기기

by 리베끼안티 2020. 12. 30.

가락시장 킹크랩, 산낙지 포장

추운 겨울 연말을 맞이하여 킹크랩이 생각나서 가락시장에 다녀왔다. 인어 교주 해적단 어플을 사용하면 그날그날 수산시장 시세를 알 수 있어서 옛날부터 애용 중이다. 방문한 날 미리 집에서 가격 검색하고 갔는데 러시아산 레드 킹크랩 시세는 노량진이 평균 1kg 70,000원이었고, 가락시장은 평균 1kg 75,000원으로 킬로당 5천 원 정도 더 비쌌다. 하지만 집에서 가락시장이 더욱 가깝고, 킹크랩을 쪄서 포장해가지고, 집에서 먹을 계획이어서 더 따뜻하게 먹으려면 가까운 곳에서 구입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가락시장으로 다녀왔다. 

가락시장

지금 한창 철을 맞이한 석화, 가리비, 방어 등 신선하고 맛있어보이는 수산물이 많았다. 이곳저곳 한 바퀴 싹 돌았다. 아무래도 겨울철이라 많은 사람들이 제철 생선인 방어를 구입하고 계셨다. 원래 시세를 알아서 간 가게들이 있어서 그 곳을 찾으면서 걸었는데 위치를 잘 못 찾았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무의미하게 가락 수산시장을 돌다가 귀찮을 때 쯤 눈 앞에 있는 가게 아저씨께 킹크랩 가격을 여쭤보았다. 시세보려고 여쭤봤는데, 나이 좀 있으신 아저씨가 굉장히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면서, 하나하나 등급별 가격까지 다 알려주셔서(가격이 저렴했다.) 여기서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하는 조건에 맞는 크기로 찾는데 안 귀찮아하시고 잘 골라주셨다. 그래서 다음에 가락시장 갈 일 있으면 기억해두려고  매장 간판 사진 찍어왔다. 광고 아닙니다.

파지 킹크랩

인어 교주 해적단 어플로 봤을 때, 노르웨이산 킹크랩이 킬로당 8만원이 넘어갔는데 이 가게는 7만원이었다. 시세를 대충 파악하고 왔기 때문에 킹크랩 가격 듣자마자 저렴해서 굳이 다른 곳에 갈 필요 없지 싶었다. 대게는 키로당 5만 5천원 이었고, 일반 대게보다 다리가 더 긴 대게라 더욱 좋은 품종이라고 하셨다. 지금이 철이라 살도 킹크랩보다 더 달고 맛있다고 하셨는데, 옆에서 그래도 킹크랩이 먹고 싶다 하길래 그냥 킹크랩으로 우선 보았다.

파치 킹크랩도 안내해주셨다. 파치 킹크랩은 키로당 5만 원의 가격이었다. 파치 킹크랩이란 멍들거나, 다리가 한두 개 절단된 킹크랩을 저렴한 가격에 파는 것이다. 예전에 노량진에 가서 킹크랩 먹을 때, 주인분이 추천해주셔서 파치 킹크랩으로 먹어본 적 있다. 노량진에서 먹은 파치 킹크랩은 다리 하나가 부러져 있었을 뿐, A급 킹크랩과 똑같이 살이 꽉 차있었다.

어차피 키로당으로 계산해서 구입하기 때문에 먹는 킹크랩 살의 양은 똑같은데 반해 가격은 꽤 저렴해서 가락시장에서도 파치 킹크랩으로 선택하기로 했다. 무슨 행사가 있어서 부모님이나 손님 초대해서 먹는 게 아니라 가족끼리 한 끼 식사로 먹으면 파치 킹크랩으로 구입해서 먹는 것도 추천한다. 이번에도 옳은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에서 대게 사이에 있는 킹크랩이 파치 킹크랩이었다. 상태가 안 좋은지 딱히 크게 구분은 안 간다. 파치 킹크랩 2.2킬로 정도 되는 놈으로 한 마리 선택하고, 여기에 산낙지 먹고싶어서 한마리 추가(중국산, 7천 원)하고, 가리비와 조개 서비스로 받았다.

가락시장 킹크랩

노량진이나 가락시장에서 킹크랩 구입해서 식당에서 먹고 가면 찜비가 만만치 않다. 자릿값도 받는데 찜비도 킬로당 받고, 서비스로 받는 조개류도 찜비를 따로 때문이다. 킹크랩을 구입해서 식당에서 먹는 대신 포장해가면 시장에서 무료로 직접 쪄주신다. 대흥수산 바로 코너 돌아가면 직원분께서 킹크랩을 쪄주신다. 코로나로 찝찝하기도 해서 인어 교주 해적단 어플에서도 포장을 추천하고 있다. 킹크랩 살아있는 거 집에서 갓 쪄서 먹으면 더 따뜻하고 맛있겠지만 손질이 너무 귀찮고, 큰 찜용 냄비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피곤한데 무료로 쪄주셔서 너무 좋았다. 어차피 보온될 수 있도록 스티로폼에 포장해주시니까 쪄서 포장하면 편리하다. 킹크랩 맡기고 20분 정도 더 기다린 것 같다. 잘 포장된 킹크랩과 조개, 산 낙지 챙겨서 나왔다. 주차한 경우 계산할 때 주차쿠폰을 받으면 된다.

가락시장 산낙지

난생처음 산낙지를 사와서 집에서 손질도 해보았다. 그만큼 산낙지가 너무 먹고싶었기 때문이다. 우리집남자는 조금이라도 바다냄새나는 해산물을 잘 못먹고, 물컹한 식감을 싫어해서 나도 잘 먹을 기회가 없다. 산낙지를 식당에서 사 먹으려면 기본 2~3만원은 하는데 나 혼자 먹을 거라 추가로 다른 거 또 시켜야 하는데 양도 많아서 부담스럽기 때문에 내가 먼저 거절하게 된다. 가락시장에서는 한 마리도 살 수 있으니까 이럴 때 챙겨 먹는다. 하지만 한번도 안해봤는데 집에서 살아있는 낙지 손질해 먹을 수 있을까 걱정했다. 인터넷 검색해보고 따라하니까 생각보다 산낙지 손질은 어렵지 않았고, 탕탕 칠 때 질감이 아주 조금 당황스러웠을 뿐이다. 앞으로 자주 사다 해 먹어야겠다.

가락시장 킹크랩 포장

산 낙지 손질이 끝나고 가락시장에서 쪄 주셔서 야무지게 포장해 온 킹크랩 포장을 풀어보았다. 이 날 가락시장에서 구입한 파치 킹크랩은 다리는 8개 다 붙어있었는데 멍이 들어서 다리 쪽에 까만 부분이 있다. 몸통에 있는 멍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킹크랩 다리에 멍이 있었지만 먹을 때는 아무 문제 되지 않았다. 제철을 맞이한 홍 가리비도 잔뜩 넣어 킹크랩과 함께 쪄서 주셨다. 익은 홍가리비 살은 조그맣지만 살은 참 달다.

로랑 페리에

맛있는 킹크랩과 함께 할 오늘의 술은 로랑 페리에로 준비했다. 지난번 자양동 새마을 구판장에서 저렴하게 구입해온 샴페인이다. 구판장에서 구입해온 이후로 바로 먹고 싶었지만 킹크랩이랑 더 맛있게 마시려고 힘들게 며칠 참고 오픈했다.

가락시장 킹크랩 포장

파치여서 아주 살짝 걱정했지만 역시나 다행히도 살이 꽉 차있는 킹크랩. 적당히 잘 쪄져서 촉촉하고 탱탱하니 정말 맛있다. 엄청 통통한 킹크랩 다리살. 살 안 부서지게 껍데기 잘 까서 한입에 털어 넣으면 행복하게 한 입 꽉 찬다. 집게 다리 부분까지 통통하게 살이 꽉 찼다. 킹크랩 다리살 다 먹으면 다음은 몸통을 해체해본다. 내장이 엄청 꽉 차있어서 감당이 안되어서 내장은 접시에 따로 덜어놨다. 볶음밥 할 때 킹크랩 내장과 함께 볶아주면 고소하게 먹을 수 있으니 챙겨 놓는다.

가락시장 킹크랩 포장

와 킹크랩 몸통 부분 살까지는 기대 안 했는데 몸통에도 살이 오동통하게 꽉 차있다. 통통해서 씹는 맛도 일품이다. 구입할 때 겨울철 대게 살이 좀 더 달 텐데 킹크랩이랑 대게 중에 뭐 먹지 살짝 고민했지만, 통통한 킹크랩 살 씹는 맛을 포기할 수 없어서 킹크랩으로 구매했는데 역시 잘했다. 2.2킬로짜리 킹크랩인데 둘이서 배부르고 이제는 좀 물리다 할 정도로 먹었다. 그렇다고 배 터질정도까지의 양은 아니다. 예전에 3키로짜리 킹크랩 사서 둘이 먹었을 때가 진짜 살만 먹어도 배터질 것 같았다. 이렇게 몸통 살까지 다 먹고 나니 입이 살짝 비리고 내장 볶음밥 해 먹기엔 물리는 느낌이라, 다음날로 미루기로 했다. 대신 산 낙지 손질하고 남은 낙지 머리랑 남은 홍 가리비, 조개 넣고 라면 하나 끓여먹고 마무리했다.

킹크랩 볶음밥

그리고 다음날 아침, 킹크랩 내장이랑 몸통 살 조금 남은 것 모아서 킹크랩 내장 볶음밥을 해 먹었다. 킹크랩 내장이 꽤 많이 나와서 햇반 두 공기나 넣고 볶아야 할 양이었다. 킹크랩 볶음밥 만드는 법은 아주 간단하다. 기름 두른 팬에 다진 야채 넣어서 볶고, 야채 익으면 킹크랩 내장과 살 넣어서 비린 향 날아가도록 살짝 볶아준다. 공깃밥 넣고 내장과 밥이 고루 잘 버무려지도록 고슬고슬 볶아주고 참기름 뿌려주면 끝. 씻어놓은 킹크랩 딱지에다가 볶음밥을 옮겨 담고, 깨까지 뿌리면 식당에서 먹는 킹크랩 내장 볶음밥과 똑같은 비주얼이다. 킹크랩 내장의 비린 맛이 없고, 참기름과 깨까지 더해지니 씹을 때마다 고소하니 정말 맛있다.

가락시장 내에 있는 식당에서 먹으면 찜비는 물론이고, 볶음밥까지 돈 내고 먹어야 하는데 파치 킹크랩으로 구입, 포장, 집에서 먹으니 쓸데없는 추가 비용 안 나오고 매우 저렴하게 잘 먹었다. 킹크랩 껍질 쓰레기 정리하는 게 좀 귀찮긴 하지만, 연말연시 또는 코로나 시국에 집에서 분위기도 내고 조금 특별한 게 먹고 싶다면 가락시장이나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킹크랩 포장해서 드셔 보는 것 추천드린다.

댓글